한쪽 배우자가 큰 병에 걸리면 다른 쪽 배우자가 정신적스트레스에다 말 상대, 일상의 도움, 수입 등이 없어지기 때문에 빨리 죽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니콜라스 크리스타키 박사는 16일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은 논문에서 "배우자가 죽으면 상심해서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배우자가 큰 병에 걸리는 단계에서도 사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 노인 51만8천240쌍의 의료기록을 추적한 결과, 부인이 큰 병에 걸린 후 남편이 빨리 죽을 위험이 4.5% 더 많았으며 부인은 그 위험성이 3% 더 많았다.

또 배우자가 병을 앓다가 사망한 후 불의의 사고, 자살, 혹은 기존의 병 등으로 홀로 남은 배우자가 사망할 위험이 5배나 높아져 남녀가 각각 21%, 17%로 집계됐다.

특히 배우자가 큰 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6개월 내에 멀쩡했던 배우자가 사망할 위험성은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배우자가 뇌출혈, 심장마비, 폐렴 그리고 엉덩이뼈 골절로 입원했을 경우에는 남편의 사망 위험은 10%에서 35%로 증가했고, 부인에서는 10%에서 23%로 늘어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배우자가 치매 혹은 정신병으로 입원했을 때는 남자의 경우에는 사망 위험성이 47%에서 58%로, 여성의 경우에는 38%에서 77%로 늘어나는 등 그 문제점이 심각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배우자가 암을 앓을 때는 상대방에게 별다른 위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이는 암을 앓고 있을 때는 정신이 온전하기 때문에 서로 의사소통이 완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배우자간의 영향에 초점을 맞췄으나 자녀들은 물론이고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그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피츠버그 대학의 심리학자 리처드 슐츠는 이 연구의 성과를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배우자가 큰 병을 앓을 초기 단계에서 또다른 배우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보스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