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정확히 어떤 약을 처방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병원 문을 나선 경험이 있는가? 약국에 가서는 약사가 처방전대로 정확한 약을 주었는지 확인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무심결에 받아 복용했던 약을 다시 한번 살펴 봐야 할 것 같다. 약국의 실수로 처방과는 다른 잘못된 약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약 중에 'darvan'과 'diovan'은 발음이 거의 같다. 그러나 하나는 진통제이고 다른 하나는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만약 약사가 발음이 헷갈려 ‘darvan’이 필요한 환자에게 ‘diovan’을 잘못 주었다면, 그 결과는 무척 심각할 것이다.

미국 보건의료품질연구소(the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의 감독관 캐롤린(carolyn clancy) 박사는 “처방전과 전혀 다른 약을 받게 되는 경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많다”며 “약국과 온라인 상에서 처방전을 쓰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만, 공식적인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먹는 약이 무엇이냐고 수도 없이 물어보았지만, 환자들은 그저 작고 하얀 알약이라고만 대답할 뿐이었다”고 말해 환자들이 얼마나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해 무지한지 설명했다.

아리조나주에 사는 숀 오코너(sean o’connor, 16세)는 사랑니 발치 후 진통제를 처방 받았지만, 4일이 지나서야 본인이 처방전과는 다른 약을 먹고 있음을 약사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알게 됐다. 숀의 처방전에는 진통제가 써 있었지만, 약사는 백혈병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를 주었고, 자신이 잘못된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까지 숀은 17알의 백혈병 약을 복용했다.

비슷한 이름의 암 환자와 헷갈린 약사가 잘못된 약을 준 것인데, 이 약의 복용으로 인해 숀은 정상보다 높은 수치의 혈압이 측정되었으며, 그가 복용한 약은 불임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약의 이름과 생김새가 비슷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다른 요인들로 인해 처방전과는 다른 약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의사의 손 글씨를 읽는 것은 환자뿐 아니라 약사들에게도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일부 처방전에는 지정된 브랜드의 약이 아닌 값싼 복제약이 적혀 있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많은 환자들이 자신이 올바른 복제약을 받았는지 아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 체인 약국 연합회의 대변인인 크리시(chrissy kopple)는 “약사들은 하나의 실수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약사와 의사는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끊임없이 사고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의 처방전과 달리 잘못 조제된 약을 복용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현행 약사법의 부작용 피해구제 관련 규정에 따라 약사를 고발 조치할 수 있다. 내복약 조제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잘못 조제된 약 복용으로 건강상의 위해를 입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약국에서 약을 전달 받을 때 약사와 함께 처방전에 명시된 약과 실제 조제된 약을 하나씩 대조하면서 효능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것”을 조언했다.

◆ 약국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팁!

ㆍ의사가 처방전을 쓸 때, 당신도 처방전을 알아 볼 수 있는지 확인한다.
ㆍ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의사가 처방한 약이 맞는지 약사에게 확인한다.
ㆍ약 봉지를 열고 처방전의 약과 동일한지, 약 봉지에씌여진 이름과 자신의 이름이맞는지 확인한다.
ㆍ정확한 약 복용법을 확인한다. 약사에게 정확한 약의 복용량과 복용 시간을 확인하고 예상되는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도록 한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