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음식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있다. 특히 찹쌀, 팥, 차조, 찰수수, 콩, 보리 등으로 만든 오곡밥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한 웰빙식의 최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조, 기장, 수수, 팥 등의 잡곡이 항암효과는 물론 항염증-항산화, 항당뇨활성효과 등의 독보적인 건강기능을 보유한 것으로 입증되면서 올해 '오곡밥'은 더욱 대박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오곡밥은 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으로 신라시대 정월대보름 제사상에 올리던 약밥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다. 보통 약밥에는 잣, 밤, 대추 등의 귀한 재료들이 들어갔는데 이를 쉽게 구할 수 없었던 평민들이 약밥에 쌀, 콩, 보리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만든 데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찹쌀, 멥쌀, 팥, 차조, 찰수수, 검정콩, 찰기장, 보리 등이 많이 사용된다. 이 가운데 찹쌀, 콩, 팥, 수수, 조 등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조, 기장, 수수, 식용피 등 대부분의 잡곡이 혈당상승을 유발하는 α-아밀라제와 α-글루코시다제를 저해하는 항당뇨 활성 효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수수와 기장의 경우 50% 이상의 저해율을 보여 대표적인 효소활성 저해물질인 아카보즈(acarbose)와 대등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과 수수 추출물에는 뛰어난 항암효과가 있다.

기장과 수수 추출물을 암세포에 처리한 결과, 암세포 사멸율은 각각 77.7, 64.1%로 항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상세포에서는 세포독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세균성 염증유발물질인 지질다당류(lps-lipopolysaccharide)에 의해 일어나는 염증에 대해서는 조, 기장, 수수, 팥 등이 40~97%까지 억제 효과가 있다.

특히 기장이 97.3%, 수수가 88.5%로 높은 항염증 활성을 보였고 세포독성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수수와 식용피의 경우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알려진 토코페롤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유하고 있다.

항산화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총 폴리페놀 함량은 수수의 경우 흑미에 비해 2배 가량 많다. 항산화기능이 알려진 gentisic acid 등 19종의 폴리페놀 화합물도 포함하고 있다.

그 밖에 식용피, 팥, 조, 기장의 경우도 항산화 활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팥은 이소플라본과 베타카로틴 함량이 많아 폐경기 증후군,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 종양 및 스트레스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검정콩은 껍질에 토코페롤,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본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항암, 골다공증 예방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비만예방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식이섬유와 단백질뿐만 아니라 인, 칼륨 등 무기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보통 성인 1인당 오곡밥 섭취량은 240ml로 쌀밥을 한공기(250ml) 섭취했을 때보다 열량은 1/5 적게, 칼슘과 철은 2.5배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더불어 도정과정에서 쉽게 손실되는 비타민 b2를 섭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쌀에 부족하기 쉬운 각종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생활습관병 및 비만예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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