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전 단계로도 볼 수 있는 경미한 기억력 감퇴(mild memory loss)가 나타날 확률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이요 노화 연구 클리닉(mayo clinic study of aging)의 연구팀은 미네소타 로체스터 지역에 거주하는 70~89세까지의 노인 1450명을 대상으로 경도 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발병률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15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받았으며 연구 시작 당시에는 모두 정상이었다.

연구팀은 경도 인지장애를 기억력이 주로 손상되는 ▲기억성 경도 인지장애(amnestic mci)와 기억력을 제외한 언어, 시공간 인지, 주의력과 같은 다른 인지 기능들이 손상되는 ▲비기억성 경도 인지장애(non-amnestic mci)로 나누어 조사했으며 참가자들의 인지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 치매척도(cdr, clinical dementia rating)와 신경 검사를 포함한 포괄적인 인지능력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1450명 중 경도 인지장애를 진단받은 노인은 총 296명이었으며, 남성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치매발병위험은 인구 천 명당 남성은 72명, 여성은 57명, 남녀전체는 64명의 비율로 남성이 제일 높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신경학저널(journal neurology)’에 게재된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버츠 박사는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와 달리 기억력 손상 정도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이며, 인식능력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거나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치매와 경도 인지장애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경도 인지장애가 치매와 같지는 않지만 의학적으로 동일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경도 인지장애를 치매의 전 단계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s association)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전의 연구들과는 달리 시단위의 대규모 샘플 조사이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람의 인지 능력은 날마다 다르고, 매우 경미한 기억력 손상을 겪는 사람들은 경도 인지장애와 정상 상태 사이를 오간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인지장애란?

인지장애는 점진적인 기억력 감퇴, 언어장애, 판단력 장애, 실행능력 장애, 시간/장소/사람에 대한 지남력 장애를 특징으로 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인지장애의 위험성이 1.6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 질환에 의해 생기는 초기 기억장애와 구별은 쉽지 않겠지만 기억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점차 나빠지는 경우 병적인 기억장애로 인식하고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