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란 뇌 신경세포 뉴런이 서서히 죽어가면서 생기는 노인성 질병이다. 하지만 10~30대 젊은 층에 주로 찾아오는 치매가 있다.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디지털 치매'이다. 이는 치매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심각해질 경우 기억력 감퇴를 일으킬 수도 있는 현대 질환이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디지털 치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디지털 치매란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본적 사항에 대한 기억이나 계산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용어로 우리나라에는 2004년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처음 등록됐으며 집 전화번호를 갑자기 기억하지 못한다든지, 가사 자막 없이 부를 줄 아는 노래가 거의 없다든지, 손글씨보다 키보드나 휴대폰 문자판이 편하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현상이 있다.

최근 디지털치매의 원인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장시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뇌의 부담이 가중되어 새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지 못해 학습효과가 떨어져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나타내는데 과도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기억이나 계산을 하는데 있어 일시적인 집중력 부족이 발생하는 것과 특정 사항에 대한 학습능력이 감퇴하는 것으로 나뉠 수 있다.

이런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자극이 중요하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오감을 이용해서 직접적으로 뇌를 자극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전화번호를 의도적으로 외우고, 메모나 일기 쓰기도 도움이 되며, 독서도 많이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운동을 해서 근력을 튼튼하게 하듯이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도 쓰면 쓸수록 뇌세포가 증가한다. 또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 뇌활동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음주와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은 일본 고노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제시한 디지털 치매 판별법이다. 다른 중추신경계나 몸의 다른 부위에 문제가 없으면서 4개 이상 해당 사항이 있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회사 관련 번호와 집 전화뿐이다.
• 주변 사람과의 대화 중 80%는 이메일로 한다.
•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 신용카드 계산서에 서명할 때 외에는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 처음 만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사실은 전에 만났던 사람인 적이 있다.
• ‘왜 같은 얘기 자꾸 하느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 자동차 내비게이션 장치를 장착한 뒤 지도를 보지 않는다.